음악과 한 잔의 茶../한국가곡

소릉조 천상병 시 윤대근 곡 바리톤 박흥우 노래 엄은경 반주

우담 윤대근 2011. 6. 4. 17:59

 

   얼마 전 제가 올린 곡 ‘귀천(歸天)’, 소풍 나온 이 세상을 떠나 고향하늘로 돌아간다는 내용인데, 90년도 후반에 작곡하여 발표했습니다. 음반으로는 2008년 한겨레작곡가협회에 CD에 수록되어 있는 곡인데, 별 반응이 없어 천상병선생의 작품으로 된 또 하나의 곡 ‘소릉조’를 올립니다. 이번 올린 곡 ’소릉조‘도 비슷한 시기에 작곡했지만, 이제 CD음반으로 나옵니다. ’저승 가는데도 여비가 든다면 나는 영영 가지 못하나‘ 의 소릉조 한번 들어 보세요.

 

 

소릉조(小陵調)

 

아버지 어머니는

고향 산소에 있고

 

외톨배기 나는

서울에 있고

 

형과 누이들은

부산에 있는데

 

여비가 없으니

가지 못한다.

 

저승 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

 

나는 영영

가지도 못하나?

 

생각느니, 아,

인생은 얼마나 깊은 것인가.

천상병시인 1967년 불행히도 동백림사건에 연루되어 심한 옥고와 고문을 겪었으며, 1993년 지병인 간경화로 인해 타계하였습니다. 친구에게 막걸리 값으로 5백원, 1천원씩 받던 돈이 공작금으로 과장되었으며, 전기고문으로 몸과 마음이 멍들었다고 합니다.

 

"이젠 몇 년이었는가/아이론 밑 와이셔츠같이/(고문)당한 그날은...//이젠 몇 년이었는가/무서운 집 뒷창가에 여름 곤충 한 마리/땀 흘리는 나에게 악수를 청한 그날은.../네 사과 뼈는 알고 있다./진실과 고통/그 어느 쪽이 강자인가를..."

 

 

 

1970년에는 무연고자로 서울시립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지인들은 갑자기 사라진 천시인이 죽었다고 생각, 유고시집 ‘새’ 를 발표하였답니다.

 

2.소릉조.mp3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내 영혼의 빈터에/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내가 죽는 날/그 다음날.//산다는 것과/아름다운 것과/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한창인 때에/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한 마리 새.//살아서/좋은 일도 있었다고/나쁜 일도 있었다고/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소릉소[1](1).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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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소릉조.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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